Knowledge/Life

어음 수표

서 태평 2010. 1. 22. 12:09

어음과 수표

중세 이탈리아.이집트 등의 지중해 연안 도시들은 세계 상업과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각국 상인들이 섞여 장사를 하면서 화폐를 다른 도시에 송금할 필요가 생겨났습니다.
이 때 생각해낸 것이 어음이었습니다.

예컨데 제네바의 상인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로 가서 보석을 사려고 할 때 돈을 들고 가려면
위험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상인은 제네바에서 환전상에게 현금을 준 뒤 어음을 받습니다.
알렉산드리아에 가서 제네바의 환전상과 미리 약속한 환전상을 찾아가 어음을 내밀고 현지
화폐로 받은 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게 되지요.

제네바와 알렉산드리아의 환전상끼리는 나중에 별도 수단을 통해 정산을 합니다.

'상인의 지폐' 라고 불리우는 어음은 이렇게 시작됐지만 오늘날 그 종류와 쓰임새는
무척 다양합니다.

영국 런던에서는 어떤 여성이 주차위반을 했다가 벌금을 물게 되자 화가 나서 화장지에 벌금액을
쓴 뒤 경찰에게 싸인해 '내 수표' 라며 줬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이 수표는 그 여성의 거래 은행으로 어김없이 돌아와 예금액을 빼내갔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들이 이런 어음.수표는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은행에서 발행한 '통일 어음.수표용지' 만 인정하거든요.
이 용지에는 금액.발행일.만기일.발행인.수취인 등을 적도록 양식이 되어 있습니다. 

 백지어음.백지수표라는 말을 들어보셨지요?

이런 어음.수표는 금액난 등을 빈칸으로 놓아 어음을 받은 사람이 마음대로 금액을 써넣을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 가끔 등장하는 데 사실 이런 것은 큰 일 나기 십상이지요.
소지자가 얼마를 써넣을지 모르는데다, 그 금액을 전액 갚아줘야 하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실제 상거래에선 이런 경우는 없다고 봐도 됩니다.

어음 중에는 속칭 '문방구 어음' 이라고 해서 문방구에서 살 수 있는 사제 용지에 임의로
작성한 어음도 있습니다. 은행은 안 받아주지만 개인간의 거래에서는 간혹 쓰이기도 하고,
또 어음 발행인이 소지인에게 법적인 지불 의무도 있습니다.

어음은 상업어음과 융통어음으로도 분류됩니다. 상업어음은 일명 진성어음이라고도 하는데
상거래 과정에서 발행한 어음을 말합니다. 즉 물건 대금 등으로 지급하고 받은 어음입니다.

융통어음은 거래대금으로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오직 돈을 조달하기 위해 남의 어음을 빌려
쓰는 것으로서 '빈어음' 이라고도 합니다.
진성어음에 비해 융통어음은 나중에 부도날 위험이 높지요.

표에도 당좌수표 외에 보증수표라고 불리는 자기앞수표와 개인이 은행에 가계종합예금
계좌를 개설하고 일정한 금액 한도안에서만 발행하는 '작은 당좌수표' 격인 가계수표 등이
있습니다.

음은 배서.양도라는 간단한 방법으로 제3자에게 넘길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무역업체로부터 어음을 받은 제조업체가 다시 부품을 살 때 어음의 뒷면에 배서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장을 찍는 것)를 해서 넘겨주면 이를 받은 부품업체는 그 어음을
만기 때 은행에 가져가 현금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어음은 할인도 됩니다. 어음을 갖고 있는 기업이 돈이 급하게 필요한데 만기는 아직 되지
않았을 경우 은행에 찾아갑니다.
그러면 은행은 어음을 받고 만기 때까지의 이자를 뺀 차액을 현금으로 줍니다.
이를 할인 받았다고 하고, 그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할인율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