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gong story/poems
2009 년 봄
서 태평
2009. 3. 4. 20:37
2009년 봄
봄은 오지 않았다, 이 마른 땅에.
사람들은 봄을 잃었고 봄 노래도 잊었다.
사랑을 꿈꾸지도 않고 남의 사랑을 엿보려 하지도 않는다,
이제 귀를 열려 하지도 않는다.
보다도 사람들은 시름에 겨웁다.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가 막막하고
내일은 더 막막하다.
한데도 배반자들은 위정(爲政)의 단(壇)에 올라서
짜증스럽도록 제 목청들만 뽑아낸다.
제 귀는 틀어막고 제 목소리만 들으라 한다.
시어터진 관음증조차 사라진 거리에서
사람들은 핏기 잃고 비틀거린다.
황사 먼지를 뚫고서도 갈 데 없는 길에서 돌아와
팽팽 코를 푼다.
세면대 물속으로 떨어져 번지는 코피 몇 방울
2009년 빨간 봄꽃은
그렇게 뿐이 세면대에서 몇 방울 피었다가
배수구로 빨려 들어간다.
090302 김재찬